내가 그녀와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 사건
남자들은 언제 결혼해야겠다고 느낄까?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부쩍 많아진 요즘이지만 분명 세상에는 결혼을 그리는 남자들도 많은 법. 남자들의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본격적으로 발동이 걸리는 순간을 잘 알아둔다면 당신의 결혼 전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갑자기 위가 안 좋아져서 며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여자친구가 병실에 음식을 싸들고 찾아와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 주었다. 난 그때 비로소 결혼이라는 단어가 피부에 와 닿았다. 물론 평소에도 내가 속이 쓰리다고 하면 속 푸는 음료니 속 푸는 콩나물 해장국이니 찾아가며 먹여주던 그녀지만 특별히 그때의 감동이 더 컸던 건 아마 몸이 아파 마음까지 약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아플 때나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누군가로부터 작은 위안을 받으면 받는 사람은 정말 그 몇배의 고마움을 느끼나 보다. 난 결국 퇴원하던 날 그녀와의 결혼을 결심했다. 아직 정식 프로포즈는 못했지만 이제 곧 그녀의 생일이 되면 멋지게 프로포즈할 계획이다.
- 박성범 28세 공무원
섹스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정말 그녀 같은 여자는 처음이다. 그다지 특별한 노력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녀의 섹스에는 정말 특별한 것이 있다. 속궁합이 잘 맞는 것 이상으로 그녀는 날 몽롱하게 만들어준다. 그녀와 섹스를 하면 난 30년 묵은 땀을 모두 발산하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비오듯 땀을 쏟게 되는데 온몸을 뒤덮는 땀과 함께 난 이상한 4차원의 세계로 빠져든다. 과거의 기억이 없어져버리는 것 같고 현재의 나도 연기처럼 둥실 뜨는 것 같고 그녀의 손길을 받으면 깃털처럼 날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녀는 특별하다. 난 그녀와의 그 특별한 경험을 평생 같이 하고 싶다. 참고로 그녀도 나와의 섹스가 마치 자기의 전생 때부터 하던 섹스처럼 편안하고 푸근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 유승원 30세 회사원
여자를 많이 만나봤지만 지금의 그녀 같은 여자는 없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내가 사귄 여자 중에 유일하게 우리 엄마에게 인사했고 엄마의 마음에도 쏙 든 여자인 것이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는 자기 마음의 30%는 우리 엄마를 위해 써야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엄마를 대할 때의 그녀를 보면 정말 자기 친엄마에게 하는 것 같다. 아니 그 이상이겠지. 솔직히 처음엔 그런 그녀가 너무 여우 같은 여자가 아닌가 하고 약간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워낙 오랫동안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는 그녀를 보고는 나도 마음을 바꾸었다. 그녀는 엄마뿐 아니라 내 동생 심지어는 내 친구들에게까지 정말 잘한다. 중요한 일 있으면 꼭 함께 가서 챙겨주고 늘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보는 그녀에게 난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요즘엔 엄마가 더 성화다. 빨리 그녀를 며느리로 데리고 오라고. 친구들도 그녀와 빨리 결혼하라고 압력을 넣는다. 이제 내 결정만 남았다.
- 오충환 29세 음향 엔지니어
나이가 들면 사람이 외로워진다는 말이 맞나보다. 친구들이 이제 거의 다 장가를 가고 나니까 함께 술 마시기가 어려워졌다. 대부분 신혼이라 그런지 마누라 엉덩이 두드리는 데 정신이 팔려 있으니까. 물론 그중 몇명은 아내 눈을 피해 나랑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것도 이젠 별 재미가 없다. 그냥 혼자 게임이나 하고 TV나 보는 게 낙인데 그나마도 지겹다. 연애를 너무 많이 해본 후유증인지 결혼할 여자 찾기가 정말 어렵다. 여자의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고 다들 거기서 거기인 여자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사실 나도 거기서 거기인 남자인 주제에… . 가끔 내 원룸 앞에 있는 포장마차 가서 술 진창 먹고 들어온 날 무거운 몸으로 혼자 침대에 누울 때면 이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특히 그 포장마차에서 신혼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오순도순 술 먹는 걸 본 날엔 더욱….
- 민경배 31세 회사원
얘기를 잘 들어주고 내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여자를 보면 결혼 생각이 난다. 여자들만 기댈 사람을 찾는 게 아니다. 남자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안기고 싶고 투정 부리고 싶다. 작년에 헤어진 내 여자친구는 정말 가슴이 따뜻한 여자였다. 내가 힘들어 투정 부리면 묵묵히 다 들어주고 늘 내게 용기를 주었다. 내가 과음이라도 하고 횡설수설 떠들어댈 때에도 조용히 들어주었고 뒤치닥거리도 다 해주었다. 그녀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린 것도 여러 번. 하지만 우린 결혼에 성공하지 못했다. 묵묵히 날 받아주던 그녀가 결국 날 떠난 것이다. 난 그럴 수 없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내가 그동안 그녀를 힘들 게 한 데 대한 벌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또 그녀 같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 그렇게 이해심 많은 여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진 않을 텐데….
- 황경준(가명) 28세 회사원
콘도에 놀러갔을 때 여자친구가 맛있는 찌개랑 밥 해 주면 결혼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앞치마 하고 싱크대 앞에 서서 이것저것 음식을 만드는 그녀의 모습도 예뻐 보이고 그녀가 젓가락으로 집어주는 반찬 숟가락으로 떠주는 국물 먹을 때의 맛은 정말 예술이다. 물론 그러다가도 나보고 설거지하라는 그녀를 보면 결혼이라는 단어가 잠시 머리 속에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암튼 그녀의 음식하는 모습은 예쁘고 그녀의 음식은 맛있다. 요리 잘하는 여자를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알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매일 아침저녁으로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날 사로잡는다.
- 조영균 25세 대학생
지금 내 약혼녀와의 영화 같은 스토리 몇개. 난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나와 그녀가 운명의 커플이란 걸 자주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그녀와 함께 두번째 데이트를 하던 날 난 한 카페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에릭 클랩튼의 ‘레일라’가 듣고 싶어졌다. 근데 잠시 후 그 노래가 기적처럼 흘러나왔다. 행복하게 그 노래를 들으며 ‘이제 곧 이 노래의 주인공 그녀가 들어올 거야’라고 생각하자 정말 그녀가 들어왔다. 우리가 함께 여행을 갔던 곳에서도 운명은 우리와 함께 했다. 현지 공항에서 이름만 보고 찾아간 호텔. 난 그 이름을 보는 순간 이런이런 분위기의 호텔일 거야 했고 도착했을 때 정말 그랬다. 바다가 방 아래서부터 무한히 펼쳐진 곳. 그녀 어머니를 처음 뵌 날도 역시 운명적이었다. 난 그녀에게 아무것도 조언해주지 말라고 부탁한 다음 내 직감대로 코디를 하고 나갔다. 엷은 블루 셔츠에 매끄러운 오렌지 넥타이. 난 그 자리에서 내 옷차림이 그녀의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와 함께라면 내 직감은 통하고 우리 운명은 빛난다. 그녀는 내 운명의 여자다.
- 함종국 27세 대학원생